유명 경제학자들은 암호화폐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역사상 최고의 거품이며 결제 수단도 아니고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기존의 금융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휘발성이 있어서 실제 화폐로 사용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피자 가게나 잡화점 등 다양한 상점에서 암호화폐가 실제 화폐처럼 두루 사용되고 있는 추세여서 금융 전문가들의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그중 어떤 암호화폐가 결제수단으로서 유용한지 묻는다면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을 꼽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선 비트코인이 물리적으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기타 암호화폐)보다 훨씬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트코인도 확장성을 기반으로 점차 가맹점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비트코인의 사용성을 곧 추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버추얼 코인 스쿼드(Virtual Coin Squad)나 유즈비트코인(UseBitcoin) 같은 웹사이트를 통해 얼마나 많은 소매점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모질라(Mozilla), 쇼피파이(Shopify)를 비롯한 주요 기업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고 있다. 특히 유즈비트코인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받는 기업과 소매점이 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모네로 등의 알트코인을 받는 곳도 있지만 그 수는 적다.
한국의 경우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위메이크프라이스’, ‘여기어때’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암1번호화폐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이 알트코인에 비해 상당한 경쟁우위를 지닌다는 간접증거는 많다. 가령, 캠브리지 대학(Cambridge University)이 2017년 4월 출간한 ‘글로벌 암호화폐 벤치마킹 연구’에 따르면 암호화폐 결제 회사의 86%가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국제 송금부터 B2B 거래에 이르기까지 사용처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이 주로 비트코인에 맞게 설계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결제 상용화의 바람이 불면서 미국 몇몇 주에서 암호화폐로 세금 납부와 라이센스 비용 지부를 가능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아리조나주는 ‘세금납부자가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로 소득세를 낼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조지아주와 일리노이주 또한 비슷한 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점 수만 보면 비트코인이 가장 사용성과 전망이 있는 암호화폐라 할 만 하지만 확장성을 두고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비자(Visa)의 최대 초당 거래량이 20,000건인데 비해 비트코인의 초당 거래량(TPS)은 최대 7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이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가 글로벌 경제에 걸맞는 화폐 역할을 하기엔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낙관하긴 이르다. 게다가 기술적으로 훨씬 뛰어난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캐시는 블록사이즈가 현재 32MB에 달하지만 비트코인의 블록 사이즈는 1MB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블록사이즈만으로 블록체인의 주도권이 결정되는 건 아니다. 비트코인캐시의 거래수수료(Transaction Fee)가 비트코인보다 비싸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하며 그외 여러 알트코인의 경합도 눈여겨봐야 한다.
리플(XRP)은 초당 거래량이 50,000에 이르고 합의 메커니즘을 위해 마이닝을 할 필요도 없다. 그런가하면 라이트코인(LTC)은 블록생성주기가 훨씬 짧아 거래 속도가 4배 이상 빠르다.
알트코인이 암호화폐의 미래를 여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종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 모두 실제 돈이 아니라는 점만 부각시키려 하는 듯 하다. 가령,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경우 보고서를 통해 500여 개의 온라인 상점 중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는 상점의 개수가 2016~2017년 들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전면적인 회의론을 내비친 바 있다.
암호화폐가 광범위한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암호화폐 도입은 가속화될 수도 있다. 가령, 중남미 국가의 경우 역사적으로 자국 통화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낮은 데다가 국가 통화 정책의 실패로 인해 암호화폐가 자국통화보다 훨씬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한다.
비록 확장성 이슈 등을 비롯해 풀어야 할 숙제는 많지만, 초기에 암호화폐가 확보한 사용성이 어느 정도 미래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암호화폐의 기술적 발달에 따른 상용화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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