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소도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와 양은 도살당한다. -월가의 속담
장이 현란한 움직임을 보이네요...하락장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대세상승장은 지루하게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오르지만 추세하락장은 현란하고 빠르게 움직이죠.
반등도 무섭게 치고 오르고 갭도 많이 나옵니다.
자칫 중심 못 잡고 현혹되어 위로 아래로 갈팡질팡하다가는 계좌 거덜나는 건 순식간이죠.
어제 우리 장의 모습과 당시 미국 선물과 유럽의 모습을 보면 하락추세의 가속국면인가 싶었지만
막상 미국시장의 문을 여니 영국발 뉴스를 핑계로 무서운 반등이 나왔습니다.
그에 반응하여 갭상승한 우리 장의 모습은 다들 보신 바 대로이고...
이런 장에서는 우리 파생쟁이들은 어김없이 이런 꿈을 꾸게 됩니다.
"아...어제의 하락과 오늘의 갭상승 그리고 다시 하락분을 다 쫓아가서 먹었다면...
아니 그 절반이라도 먹었다면..."
일본출신 메이저리거인 오타니 쇼헤이는 투타겸업으로 유명합니다.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로 10승 이상 거두는 A급 투수이면서 동시에 홈런을 뻥뻥 때려내는
강타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쌍칼을 잘 쓴다고 이도류(二刀流)라 부른답니다.
고교야구때까지는 4번타자가 투수인 경우가 종종 있지만 프로에 들어오면 대부분 투수나 타자
어느 한 쪽을 택해 전업하게 됩니다..
투수와 타자는 쓰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투타겸업은 정말 특별하게 타고난 신체가 아니면
아마추어에서는 몰라도 프로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네요.
2년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여 최근에 좋은 투구를 보이는 롯데의 나균안 선수는 전향 결정이후
투수에게 필요한 근육을 만드는 데에만 2군에서 거의 한시즌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도류(二刀流)가 가능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죠.
뛰어난 선수들의 세계, 그 중에서도 특출한 하늘이 내린 신체...한마디로 천재라 하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파생쟁이들의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입니다.
물론 오타니 쇼헤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전세계 야구선수들의 드림인 메이저리그...거기에서도 한 명 밖에 없는 이도류(二刀流)의
달인입니다.
칼 하나도 제대로 못쓰면서 양손에 칼 들고 나서 "메이저 다 나와!!" 외치면 그 결과가 어떨까요...
내가 든 칼이 곰이든 아니면 황소든, 꾹 참고 기다려 그 칼 한자루만 잘 써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한 시장입니다.
제대로 쓸 줄도 모르는 쌍칼 쥐고 위도 아래도 다 먹겠다고 덤비는 돼지는 도살당한다는 것이
이바닥 오랜 경험으로 남겨진 월가의 명언입니다.
"여기가 아닌가벼.. 어? 위도 또 아닌개벼..." 우왕좌왕 몰이에 쫓겨서 위로 아래로 몰려다니는
양떼들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지요.
물론 곰에서 황소로 또는 그 반대로 칼을 바꿔 들어야할 때는 있습니다.
어제의 미국장과 같은 모습이 나온다면 변곡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당연히 들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칼을 바꿔 드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타자가 투수로 전향할려면 그에 필요한 근육을 키울 시간이 있어야 하듯이 마인드 전환에는
진짜 변곡인지 아니면 휩쏘인지 확인과정이 필수입니다.
제대로 된 마인드 전환 없이 단지 명백해 보인다고 반등 혹은 반락을 노려 그마저 먹겠다고
반대로 덤벼드는 것은 곰에서 황소로의 전환이 아니라 돼지로의 변신일 뿐이죠.
마인드가 받쳐주지 않으면 제대로 봤다고 하더라도 현란하고 빠른 움직임에 그 반등 제대로 먹기 힘듭니다.
만약 휩쏘에 걸려서 한 방 더 맞기라도 한다면...
그러면 계좌 데미지도 데미지지만 멘탈이 깨집니다.
..자조...누구에게인지도 모를 분노...그리고 이어지는 될대로 돼라 식의 자기파괴적인 매매...
이렇게 멘탈이 깨져 우왕좌왕하다 계좌가 코너에 몰리면 분노가 공포와 절망으로 바뀝니다.
이번에는 돼지보다 더 손쉬운 먹잇감인 양떼로 변하는 것이죠.
결국 이도류(二刀流)를 노리다 투수도 타자도 제대로 못하고 방출되는 수순만 남겠죠...
이 글 쓰는 순간에 잠시 보니 유럽과 미국 선물은 다시 급락하고 있네요.
어제밤 급반등에 털린 나스닥 매도가 속쓰린 순간입니다.
그나마 칼을 바꿔 들고 매수한다고 돼지처럼 덤비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