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힐, 사우스캐롤라이나, 6월29일 (로이터) - 지난 달 메모리얼데이 공휴일을 맞아 텍사스주 술집들이 영업을 재개하자 그동안 갇혀 지내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무시하고 모임을 가졌고, 이후 2주 동안 신용카드 지출은 2019년 수준으로 늘었다.
경제 재개에 따른 이러한 모습은 남부의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나타났고,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의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은 판데믹의 성격을 바꾸고 있고, 광범위한 경제 반등의 힘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살펴보면 신규 확진자들은 주로 젊은 성인층이다. 젊은층은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사망률은 낮아질 수 있으나, 미국의 누더기식 경제 재개를 실패로 몰아갈 수도 있다.
일부 지역이 경제 재개 계획을 철회하고, 가게들은 다시 영업을 중지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코로나19 노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들과 보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는 사람들로 나눠지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들과 전염병학자들은 이러다가는 최근의 희소식들이 단지 페이크에 지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일일 사망자 감소세 역시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 텍사스에서는 입원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보건 전문가들은 젊은층 같은 저위험군 사이의 코로나19 확산이 결국은 고위험군으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보건안전센터 선임 연구원인 아메시 아달자는 "피할 수 없는 복합적 상황이 존재한다. 사망자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경기 회복에 독이 될 수 있다.
제임스 스톡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만약 위험을 감수하는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내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한다면, 코로나19는 만연할 것이다. 그러면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 쇼핑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기 침체는 더 길어지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구진들과 마찬가지로 스톡 역시 경제 재개와 코로나19 확산 통제 조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방법들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러한 국가적 시스템은 없으며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에 대한 준비도 거의 없다.
◆ 방향을 바꾸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의 의미 파악에 고전하고 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이 주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면서 미국 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주게 될까? 아니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말처럼, 리스크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서로 다른 사람, 기업, 지역간 다양한 판단은 그저 회복세가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될까?
공화당 지지 지역, 특히 미국 남부는 판데믹 초기 당시 외출제한 조치에 소극적이었으나, 조치 완화는 재빨리 시행했다. 현재 그 주들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유명 휴양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웨스트버지니아 확진 사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람들에게 머틀 비치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빠른 경제 재개를 주장했던 일부 정치인들은 방침을 바꾸고 있다.
외출 자제를 촉구하던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술집 영업 중단, 식당 영업 제한 강화 및 기타 경제 활동 제한 명령을 내렸다.
플로리다 당국 역시 술집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지난 25일, 플로리다 상공회의소와의 대화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뒤 보건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다른 종류의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모두가 동시에 그렇게 하진 않겠지만, 사람들이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하며 단념하는 때가 올 수도 있다"며 "그래도 나는 음식을 테이크아웃 할 것이고, 영화관에 가는 대신 넷플릭스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 회복이 둔화되는 단계
긍정적으로 놀랄만한 소식도 있었다. 5월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소매판매가 급격하게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제 지표 호조도 헛된 기대로 끝날 수도 있다. 빠른 경제 재개가 오히려 코로나19 판데믹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스 에드걸튼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주의 식당 방문자수 증가와 2주 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이의 대략적인 상관관계를 도표로 작성했다.
그는 "젊은층이 다시 밖으로 나가 소비를 하고자 하는 뉴 노멀로 진입하더라도, 집에서만 머무는 노년층이 장애물이 될 것이다. 또한 지금 밖에서 지출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지출을 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20가지의 경제, 보건, 사회 지표을 결합한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회복 추적기'는 4월 초 꾸준히 성장하더니 6월에 들어서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만약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회복세는 더욱 둔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분석에서 "강력한 1단계 경기 회복에서는, 침체된 수준으로부터의 강력한 경제 성장 지표가 마치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경제로 바로 회복될 것 같은 잘못된 인상을 주었다. 그 이후 경제는 회복이 더딘 2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보건 전망이 개선되어야 한다. 만약 관련 조치가 계속 안 좋아진다면, 신뢰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