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격서 - 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지르고 서쪽으로 공격한다.
적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빈곳을 공격하는 전법
200년 1월 원소는 황하를 건너 조조와 결전을 벌이기로 결심한다.
그는 주력부대가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먼저 대장 안량을 보내 황하 이북의 요충지 백마를 공격하도록 명령하게 된다.
이 무렵 조조군의 주력부대는 관도에 집결 중이었다.
4월, 조조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직접 부대를 이끌고 포위된 백마를 구원하기로 결정한다.
백마를 둘러 싸고 한바탕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였다.
조조군이 막 출동하려 할 때, 조조의 군사 순유가 '성동격서' 계책을 제안한다.
순유는 원소의 병력이 많으니 우선 이를 분산시켜야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소가 병력을 나누어 응전하도록
조조에게 먼저 군사를 이끌고 황하 나루터 연진으로 나아가 강을 건너 원소의 후방을 칠 것 처럼 위장하도록 계략을 꾸민다.
조조는 이 계책을 받아들이고 그가 군대를 이끌고 연진 나루터로 향하자,
원소는 과연 병력을 나누어 연진으로 출동시키고 조조군을 차단 공격하게 된다.
조조는 양동작전이 맞아떨어지자 즉시 경기병을 이끌고 장료와 관우를 선봉장으로 삼아 직접 백마를 엄습하게 된다.
조조군이 백마에서 불과 10여 리쯤 떨어진 곳에 다다랐을 때야 비로서 안량은 적군이 공격해온 것을 알고 황급히 병력을 나눠 응전했으나,
관우가 불시에 안량에게 육박하여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목을 베어 버린다.
주장이 전사한 원소군은 뿔뿔이 흩어져 패주고 조조는 백마의 포위를 풀고 남쪽으로 철수한다.
원소는 이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어 다시 대장 문추를 보내 황하를 건너 추격하지만,
조조는 연진 나루터 이남의 백마산 남쪽 바탕에 매복해 있다가 원소의 추격 부대를 격파하고,
대장 문추마저 죽인 다음 순조롭게 관도로 돌아오는 승리를 하게 된다.
연속된 성동격서 전술로 조조는 원소에게 완승을 할 수 있게 된것이다.
이곳 저곳을 다 공격하여 적이 나의 진짜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면, 적은 수동적으로 방어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시간이 길어지면 적은 반격할 힘은 이미 없어져 버린 후다.
이때 적의 동태를 잘 파악하여 가장 빈약한 곳을 재빨리 치고 빠진다.
적이 내가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공격하지 않고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때 갑작스럽게 습격한다.
또는 거짓공격으로 가짜 목표물에 주의를 집중시킨 후 적이 병력을 투입할 때는 기다려 급작스럽게 반대편으로 맹공을 하여 적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강한 곳을 피하고 약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동쪽으로 공격했다가 서쪽을 공격했다가 하면 적은 자신의 주력부대를 잘못된 곳에 투입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적의 가장 강한 부분을 피하고 약한 부분을 칠 수 있게 된다.
세상살이에 시선을 분산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사람의 눈은 두개지만 이는 넓게 보기 위함이지 동시에 동,서의 두가지를 볼 수는 없다.
이것이 말하는 의미는 '관점'이 아니라 '시점'이다.
시점의 문제를 관점의 문제로 해결하려 하면 안된다.
시점의 문제로 해결하면 더 리얼하고, 효과적으로 세상을 살게 된다.
속임수를 쓰라는 것이 아니라, 시점과 관점의 교훈을 잘 이용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투자 또한 다르지 않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급격한 상승과 함께 쉽게 과열되곤 한다.
하지만 이는 곧 시장의 회귀 본능에 의하여 주가는 썰물 처럼 빠져버린다.
결국은 한동안 쌓아 놓았던 이익은 물론 자신감이나 희망도 가져가 버리게 된다.
냉철한 시점이 없는 관심주에만 집중한 당연한 결과이다.
성동격서에 배우는 교훈은 어떠한 시점에 치고 빠지느냐이다.
대중의 심리를 파악하고, 공격과 방어 그리고 후퇴 시점을 냉정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더 넓은 시야에서 보면 관심주의 널띄기 보다는 철저하게 분석된 대중에게서 소외된 안정되고 가치 있는 곳이 당연한 투자의 기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