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29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폭락하면서 시장에 위기감이 번졌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국내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을 만한 호재가 없다며 경우에 따라선 2000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이번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투자심리 개선도 어렵다”며 “코스피 2000선이 이제까지 지지선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엔 경우에 따라서 2000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8%, 코스닥 지수는 4.0% 하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닥 지수는 연 저점을 뚫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최저점도 하회했고, 2017년 이후 2년 3개월 만의 최저점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종에서 786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면서 그동안 코스피 시장을 받치던 반도체 업종이 주가가 하락,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
현재 국내 증시가 불안한 이유로는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상장사 실적 하향 조정 △미·중 무역분쟁 타결에 대한 낮은 기대감 △한·일 무역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지켜봐야 할 이슈로는 미국의 금리인하보단 한·일 무역분쟁의 향방이라는 판단이다. 한 연구원은 “현재로선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국내증시에 온기를 불어 넣을 힘은 약해보인다”며 “미·중 무역협상 완전 타결에 대한 기대는 애시당초 높지 않았고 경제성장률 전망 및 상장사 실적 부진은 어느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한·일 무역분쟁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연구원은 “다음달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제성장률과 향후 실적전망에 대한 추가적인 하향조정도 불가피하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코스피 2000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