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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굴형 거래소는 어떻게 개미지옥이 되는가

  • 코인골리앗
  • 2019-03-25 09:15:26조회수 429

고래만 돈 버는 ‘개미지옥’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어차피 내야 할 수수료의 일부라도 돌려받으면 좋다는 생각에 채굴형 거래소를 이용하는 거라면 별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거래소 토큰의 가치가 휴짓조각이 된다 해도 어차피 내야 할 수수료를 낸 것 뿐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거래소 토큰으로 돈을 벌 생각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트레이드마이닝 거래소가 새롭게 문을 열 때마다 거래량이 급등한다. 이는 지금 같은 하락장에서 트레이드마이닝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능할까?

정답은 ‘고래는 가능하고, 개미는 불가능하다’이다.

 

 

거래를 해서 거래소 토큰을 받는 트레이드마이닝 방식에는 또다른 함정이 있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한 달 또는 하루 단위로 거래소 토큰 발행량(채굴량)을 정해둔다. 단기간에 거래소 토큰이 모두 채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보통 자정을 기점으로 채굴이 시작된다. 이때가 고래들이 활동할 시간이다. 채굴량이 초기화 되는 시점에 고래들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스로 사고팔기를 되풀이하는 자전거래를 한다. 국내 한 채굴형 거래소의 경우 하루 채굴량의 대부분을 상위 10~20명의 고래가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미 투자자는 거래소 토큰을 채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래들은 독점한 거래소 토큰으로 막대한 수수료 배당을 얻는다. 국내 한 트레이드마이닝 거래소의 수수료 배당 현황에 따르면 상위 20여 명의 고래들이 개인 당 수 억 원씩 전체 수수료의 90% 이상을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굴은 사실상 불가능하니까 대부분의 개미 투자자는 이미 채굴된 거래소 토큰을 마켓에서 구입하는 방법을 택한다. 개미 입장에서 배당 수익은 지극히 미미하다. 배당은 기본적으로 하루 혹은 월 단위로 벌어들인 거래소 총 수수료를 발행된 총 거래소 토큰 대비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비율에 따라 분배된다. 거래소 토큰이 하루에도 수억 개씩 발행되는 만큼 채굴을 통해서 수량을 늘리지 않고서는 의미있는 배당을 얻을 수 없다.

개미들이 거래소 토큰을 구입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다른 모든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폭락하는 동안에도 거래소 토큰은 적게는 100배, 많게는 수천 배까지 상승했다는 점이다. 코인제스트의 거래소 토큰 코즈(COZ)는 지난해 7월 24일 개당 55원에서 8월 30일 8350원으로 불과 한 달 사이에 150배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거래소와 고래의 합작에 개미들은 이익을 거두기 힘들다.

고래들은 거래소 토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고래 1명이 1억원으로 100번을 사고팔아서 총 거래량 100억원이 발생했고, 수수료(0.1%)로 1000만원을 냈다고 치자. 거래소 토큰 가격이 1원이라면 고래는 1000만원에 해당하는 거래소 토큰 1000만개를 받는다. 만약 거래소 토큰 가격이 개당 2원이라면 500만개를 받는다. 고래들은 토큰 보유량을 늘리고, 수수료 배당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전거래로 거래소 토큰 가격을 낮춘다.

반면, 개미들은 거래소 토큰 가격을 올려 이익을 얻기 위해 매수를 한다. 여기에 고래들은 가진 물량 일부를 매도해서 이익을 거둔다. 그리고 그 자금으로 다시 자전거래로 수수료 수익을 독점한다. 어느 채굴형 거래소의 인기가 떨어지면 고래들은 보유한 거래소 토큰을 전량 매도하고 새로운 거래소로 옮겨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새로운 채굴형 거래소가 문을 열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기존 채굴형 거래소는 사라지는 이유다.

개미는 죽어 나가고 고래만 이득을 보는 ‘개미지옥’이 무한 반복된다.

 

 

거래소 토큰, 새로운 가치 만들어 낼까

 

트레이드마이닝으로 이용자들이 얻은 거래소 토큰은 수수료 환급(배당) 기능밖에 없다. 혜택은 고래들에게만 돌아간다. 채굴형 거래소들도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거래소 토큰의 활용 방법을 고심 중이다.

캐셔레스트는 거래소 토큰으로 미상장 코인을 구입할 수 있는 ‘코인세일’, 거래소 상장을 위한 ‘상장투표’, 타 거래소와 ‘교차상장’ 등을 추진 중이다. 코인제스트 역시 ‘코인세일’, ‘거래소 토큰 코인마켓’ 등을 진행한다.

한 채굴형 거래소 관계자는 “트레이드마이닝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걸 잘 안다. 현재의 트레이드마이닝 구조는 수수료 환급을 빼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부분만 본다면 부정적으로 말하는 분들의 의견도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트레이드마이닝으로 발행되는 거래소 토큰이 실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다면, 거래소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 코인세일, 상장투표를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다 편리한 또 하나의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노력이 성공할까? 현실은 암담해 보인다.

몇 곳의 채굴형 거래소는 거래소 토큰의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가격 하한가’ 정책을 진행 중이다. 거래소 측은 하한가 정책을 ‘외부 변수로 인한 급락으로부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거래소 토큰의 생명력을 억지로라도 늘리기 위한 발버둥으로 보인다. 캐셔레스트는 거래소 토큰 캡의 하한가로 0.81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약 64억 개의 캡이 0.81원에 매도하겠다고 몰려있다. 당연히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미리 빠져나오지 못한 개미들만 죽어난다.

일부 채굴형 거래소들은 기존에 트레이드마이닝으로 채굴한 거래소 토큰을 버리고, 이름만 바꾼 새 거래소 토큰을 내세우고 있다. 코인빗은 자체 거래소 토큰 덱스(DEX)와 함께 덱스터(DXR)를 공개했다. 코인제스트는 기존 거래소 토큰 코즈(COZ)와 이름도 비슷한 ‘코즈아이(COZi)’를 꺼내 들었다. 캐셔레스트는 캡(CAP)을 대신해 ‘하트(HRT)’를 만들었다. 기능도 같고, 방식도 같다. 이름만 다르다.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늘도 국내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거래소 토큰을 팔고 나오고 싶어도 하한가 설정으로 빠져나올 수도 없게 됐다”, “토큰 소각이나 하한가 등을 통해서 거래소 토큰 가격만 올려두고 누가 이득을 본 것인지 모르겠다”, “채굴형 거래소는 희대의 사기”라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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