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감염력 70% 더 센 ‘변종 코로나’ 번져…런던 4단계 봉쇄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70% 더 강한 변종이 확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보건국과 남아공 연구진들이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공유했다.

다만 변종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높지 않으며, 코로나19 백신이 변종 바이러스 치료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영국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변종인 ‘VUI-202012/01’ 확산으로 런던 등 일부 지역을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감염력이 70% 더 크고, 감염재생산지수를 최대 0.4 높일 수 있어 봉쇄를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회견에 동석한 크리스 휘티 영국 최고 의료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는 “지난 한 주 동안 런던 코로나19 확진자의 60% 이상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했다. 다만 패트릭 밸런스 과학수석고문은 회견에서 “변종이 더 심각한 증상을 나타낸다는 증거는 없다. 과학자들은 현재 백신이 변종에도 유효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 생물정보학 연구소의 이완 버니 공동 소장은 19일 가디언에 “변종의 치명률이 높다면 병원 입원률이 급증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들이 많은 변종 바이러스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이 새로운 변종에 대해 여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맷 행콕 보건장관은 지난 14일 하원에 출석해 런던 등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으며, 이를 WHO에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일 세계에서 최초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에선 19일까지 약 35만명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남아공에서도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남아공 유전 과학자들이 ‘501.V2 변종’이라고 명명한 변종을 확인했다고, 즈웰리 음키제 보건장관이 지난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남아공 전역에서 수백 개 샘플의 유전자 배열순서를 연구해왔는데, 지난 두 달 동안 수집한 샘플에서 특정 변종이 지배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브리핑에서 “영국 등에서 보고된 변이가 바이러스 특성과 임상증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전파력, 감염재생산지수 등 구체적인 영향은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