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고별 연설에서 재임기간 “많은 것을 이뤘다”는 소회를 밝혔다. 연설 대부분을 자신의 치적을 설명하는 데 할애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이름을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저 지지율과 최초로 두 번 탄핵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안고 퇴임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린 20분 분량의 고별 연설에서 “우리는 우리가 하려고 했던 일 그 이상을 이뤘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고, 수십년 만에 새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자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주 출범하는 새 정부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만 말했다.
지난 6일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해서는 “모든 미국인이 의사당 공격에 몸서리쳤다. 정치적 폭력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지자들에게 “나는 가장 힘든 싸움, 가장 어려운 선택들을 맡았다”면서, 대선 불복 운동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별연설에 대해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거짓 주장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운동은 시작일 뿐’이라고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작별인사는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일자리, 세금, 전염병 등에 대한 기록을 왜곡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저 평균 지지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임하게 됐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평균 지지율이 41.1%라고 밝혔다. 이는 캘럽이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3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두 번째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해 “폭도들은 대통령과 힘있는 사람들에게 도발당했다”고 말했다. ‘반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상황에서 공화당 1인자인 상원 원내대표가 의회 난입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공화당 의원 50명 중 17명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