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603000042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가 2006년 세운 첨단 원자로 회사 테라파워(TerraPower)가 ‘나트리움(Natrium)’이라는 소형 원자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와이오밍주(州)를 선택했다.
소형 원자로는 풍력·태양열 등을 보완하는 탄소배출 없는 기술로 기후 변화 대응에 긴요하다는 평가가 있다.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은 원자력뿐’이라는 지론을 가진 빌 게이츠의 실험이 현실화를 위한 단계를 밟는 것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빠르고 명확한 과정”이라며 “원자력은 미국 최고의 석탄 생산 주인 와이오밍에서 에너지 전략의 분명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일 이혼하겠다고 발표한 뒤 두문불출 중인 게이츠는 이날 사전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트리움은 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엔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소유한 전력사 퍼시피코프(PacifiCorp)도 참여한다. 나트리움 원자로 시범 공장의 정확한 부지는 연말까지 발표될 예정이다. 크리스 레베스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공장을 짓는데 약 7년이 걸릴 거라고 했다.
나트리움은 나트륨을 이용한 용융염 방식의 원자로다. 냉각제로 물을 사용하는 기존 원자로와 달리 온도 조절이 더 쉬운 나트륨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상용화 여부가 주목받는다.
테라파워 측은 공장 건설에 약 10억달러가 들 거라고 지난해 밝혔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 말 나트리움 기술 시연을 위해 테라파워에 초기자금으로 8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의회의 예산 책정에 따라 향후 수년간 추가 자금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첨단 원자로가 기존 원자로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첨단 원자로는 재래식 원료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농축돼야 하는데, 이는 핵무기를 원하는 무장단체에 매력적인 목표물이 될 수 있다면서다.
레베스크 CEO는 “발전소가 전체적인 핵 폐기물을 줄이기 때문에 확산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빌 게이츠는 이날 유럽에서도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손잡고 녹색 기술 지원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135억원)를 모금한다고 밝혔다. 게이츠가 주도해 만든 기후 변화 대응재단인 ‘브레이크스루에너지’가 EU와 2026년까지 이런 돈을 조성해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수소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 ▷이산화탄소 흡수 기술 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이츠는 EU가 낸 성명에서“세계 경제의 탈탄소화는 가장 큰 혁신의 기회”라며 “기후에 대한 일관한 헌신과 과학·기술에서 오랜 리더십을 보여준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