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시장 시황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45포인트(0.09%) 하락한 26,007.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1포인트(0.08%) 상승한 2,883.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56포인트(0.38%) 오른 7,862.8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가 한 층 커진 가운데, 미 국채 금리와 중국 위안화 환율 동향을 특히 주시했다.
장 초반에는 미 국채를 비롯한 주요국 금리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금리 급락은 경제 둔화 우려로 이어지는 만큼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다우지수는 장 초반에 60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금값이 약 6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분위기도 뚜렷했다.
다우지수는 하지만 이후 차츰 낙폭을 줄이다가 장 후반 일시적으로 상승 반전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S&P와 나스닥도 급반등했다.
미 국채금리가 반등한 점이 안도감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은 장 초반 이후 차츰 반등해 증시 마감 무렵에는 1.7% 부근까지 올랐다.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CNH) 환율도 이날 미국 장 초반 7.0971위안까지 올랐던 데서 7.0824위안 부근으로 반락하며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환율 전쟁 불안은 여전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6.9996위안으로 올렸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 중요한 7위안에 더 바짝 다가섰다.
이는 전일 고시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제시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위안 환율이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다시 키웠다.
이날 업종별로는 재료 분야가 1.32% 오르며 선전했다.
반면 금융주는 1.21%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연준은 미국의 6월 소비자 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 제외)이 전달 대비 146억 달러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4.3% 증가했다.
지난 5월 5.3% 증가에서 둔화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파르탄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금리가 급락하고 있으며 금값은 급등 중"이라면서 "이는 무역전쟁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1.9%,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28.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7% 하락한 19.49를 기록했다.
◇ 뉴욕 원유시장 시황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4달러(4.7%) 폭락한 51.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타격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급부상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직결된다.
이밖에 12월물 금 가격도 온스당 1,519.60달러 마감하며 약 6년 만에 1,500선을 뚫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움직임이 확연해진 셈이다.
위험자산으로 취급되는 원유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 압력이 강한 상황에서 미 원유 재고가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낙폭을 더 키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239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약 444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53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2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재고는 앞선 주까지 7주 연속 하락에서 벗어나 예상과 달리 증가했고, 다른 석유제품 재고도 예상보다 더 늘었다.
반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천227만 배럴로 증가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수요 부진 우려가 지속해서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언 대표는 "수요 증가와 경제 성장이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시장은 지속해서 약세를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남은 기간 원유 수요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 뉴욕 금시장 시황
뉴욕 금 가격은 무역 전쟁, 세계 경제 전망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며 2.4% 급등해 배럴당 1천500달러 선을 돌파했다.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35.40달러(2.4%) 상승한 1,519.60달러에 마감했다. 7주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률이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무역 전쟁과 함께 환율 전쟁 우려감이 고조되며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졌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무역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모건스탠리는 계속되는 관세 전쟁이 내년 중반까지 세계 경제를 리세션(경기 침체)으로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와 달러 역시 모두 하락하며 금값 상승을 도왔다.
현재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75% 하락하고 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0.57%, 0.29% 하락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ICE 달러지수는 0.18% 내린 97.46에 거래되고 있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금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낮아져 수요가 감소한다.
데일리에프엑스의 일리야 스피박 선임 환율 전략가는 "환율 전쟁은 최근 금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면서 "워싱턴과 베이징의 갈등이 심해져 장기적인 세계 성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전략가는 "아무도 무역과 관련해 해결책이 금방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고, 세계 중앙은행들이 완화 행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말 더 완화적인 모습을 나타낸다면 이는 촉매제로 작용해 금값은 1,6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인도, 태국 중앙은행은 일제히 금리를 내렸고 금리 인하 폭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팔랐다.
런던앤캐피털의 라바니 와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뉴질랜드와 태국, 인도의 금리 인하 규모와 시기는 이들의 세계 전망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