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매매심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탐욕과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평정심을 어떻게 획득/유지할 수 있을까요? 마치 고승
들처럼 높은 차원의 마음의 공부를 한다면 물론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평정심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어떠한 경우에도 탐욕과 공포를 느끼
지 않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이를테면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불(火)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우리는 ‘불’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불’을 조심하게 됩
니다. ‘불’의 무서움을 모른다면 우리는 ‘불’에 데이고, 불태움을 당하는 등의 피해를 반복적
으로 당하게 될 것입니다. 즉 우리의 목적은 ‘불’에 대한 탐욕과 공포로부터 무조건적으로 벗
어나는 것이 아니라, ‘탐욕과 공포’를 자신의 통제가능한 수준에 두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
다.
좀 더 예를 들어봅시다. 오늘 선물10계약을 over했는데, 시장이 반대로 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공포 또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과연 공포(또는 두려움)를 전혀 갖지 않고 평정심
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당연히 공포(또는 두려움)을 느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지션을 over하고 난 후 두려움을 느낀다면, 또 그 두려움으로
인해 밤잠을 못자고 미국 주식시장을 밤새도록 쳐다보아야 한다면, 이는 시장이 ‘나’의 예측
(또는 포지션)과 반대로 갈 경우 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포지션 규모를 설정했다는 것입
니다. 이러한 공포를 느낀다면 다음날 아침 동시호가에 이유불문하고 나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수준까지 포지션 규모를 축소해야 합니다. (물론 아침 동시호가가 나의 손절매 수준을 이탈하
는수준이라면 전량 청산해야 겠지요.)
위의 예에서 보다 본질적인 문제해결은, 다음날 아침에 포지션을 축소하는 것보다는 아예 자
신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수준으로만 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장중 포지션규모도 마찬가지)
입니다. 나아가 하루 이틀의 손실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꾸준히 수익을 축적해 갈 수
있는 방법을 따른다면 이러한 공포는 아예 발 붙일 틈이 없겠지요…
예. 맞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어찌보면 언어유희(그야말로 ‘말장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강조 드리고자 하는 것은 탐욕과 공포로부터 벗어나 항상적인 평정심을 유지
하기 위해서는 소위 ‘심법’이라는 별도의 방법을 통해서 획득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확실한 매매원칙을 정립/준수하는 것을 통해 획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평정심은 무협
지의 ‘내공’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초식’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제 평정심을 늘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초식’에 담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들을 정리할 시간이군
요. 그 기본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운용자금의 성격 : 잃으면 큰일나는 돈(일명 scared Money)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 피
해가 없는 여유자금이어야 함.
2. Betting Size : 최악의 상황에서 내가 잃을 수 있는 돈의 규모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장 중이라면 자동 Stop-loss 주문을 걸어 둘 수도 있고, over night이
라면 외가격 옵션 매수를 통한 헷지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옵션 헷지 대신 선물 포지션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3. Stop-Loss : 손절매에는 이유와 조건이 없습니다. 자신의 손절매 기준에 들어온다면, 그것
을 확인하는 순간 이유불문하고 손절매를 실행해야 합니다. 이는 아래의 ‘진입/청산의 명확
한 기준’에도 들어가는 사항입니다만, 워낙 중요한 문제라 별도의 항목으로 두어도 무방할
것입니다.
4. 자신만의 진입/청산 기준:
1) 평균 이익 > 평균 손실 : 아무리 좋은 진입/청산 기준이라도 항상 맞을 수는 없습니다.
맞을 확률이 50%만 되어도 성공입니다. 다만 성공시의 평균 이익규모가 실패시의 평균
손실규모보다는 무조건 커야 합니다.
2) 추세 추종 : ‘일정수준의 이익이 나면 무조건 실현한다’는 식 보다는 ‘추세이탈이 확인되
면 청산’ 한다는 방법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강한 추세에서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진입/청산 기준이 당연히 추세추종형이 되어야 하겠지
요? 추세에의 역행은 죽음입니다. 추세에 역행하면 단기 박스권 장에서 조금 벌겠지만,
큰 추세장을 놓쳐 결국 소탐대실하게 되고, 나아가 손절매 시점마저 놓친다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3) 간단명료 : 진입/청산 기준에 너무 많은 Filtering을 두어서는 안됩니다. 가능한 한, 간단
명료하여 직관적으로도 진입/청산 시점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일관된 적용 : 기 설정된 진입/청산 기준은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5. 매매 복기 및 반성 : 이를 통해 오늘도 자신이 위의 1 ~ 4의 기준들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지
를 확인해야 합니다.
6. 진입/청산 기준에 대한 Up-Grade : 시장 상황에 따라 어느 때는 자신의 기준이 잘 작동하고
어느 상황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잘 작동하지 않는 상황은 어떤 상황인지를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하고, 동 상황에서의 진입/청산 기준을 Up-Grade합니다. 물론 이때에
도 4번(자신만의 진입/청산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