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먹튀' 퓨어빗 사과문 공개…경찰 "수사 진행중"
이더리움 모금 주소 통해 사과문 공개 "API, 시크릿키 제공하면 환불해 드릴 것"
투자자들 "환불 미끼로 개인정보 요구해 계좌 탈취하려는 것"
암호화폐 거래소를 연다며 투자자들의 자금을 ‘먹튀’하고 사라진 퓨어빗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퓨어빗은 투자자들에게 피해금액을 돌려주겠다며 사과문을 공개했지만 환불을 위한 암호화폐 개인키 등 개인정보를 요구,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퓨어빗은 투자자들의 신고로 서울지방검찰청 사이버수사팀 5팀에서 신고가 접수돼 지난 10일부터 수사가 진행 중이다. 13일 퓨어빗이 이더리움을 모금한 주소에는 퓨어빗을 자칭한 사용자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환불해 주겠다며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해당 사과문에서 작성자는 “약속한 거래소 오픈을 지키지 않았고 아무런 해명도 없이 잠적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고 죄책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현금화 과정에서 이더리움 지갑을 다른 업체에 맡겨, 모금액인 1만6,000ETH(약 38억원)보다 적은 14,500ETH(약 34억원)가 남았으며 이를 되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앞서 퓨어빗은 지난 5일부터 ‘퓨어빗 사전 가입 이벤트’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해왔다. 그러나 거래소 운영진과 관계자가 오프라인 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고, 자금의 모집 또한 익명의 오픈채팅방을 통해 진행해 관계자들의 신상이 전혀 공개된 바가 없다. 투자금을 모금한 후 4일 뒤인 지난 9일에는 채팅방의 투자자들을 강퇴 시키고 홈페이지를 폐쇄하며 잠적했다.
?
사과문 작성자는 투자자들을 강퇴 시킨 카카오톡 방에 대해 “현재 해당 계정에 접근할 수단이 없고 1대 1대화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며 “댓글로 변상을 위한 정보를 입력하면 투자금을 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작성자가 요구한 개인정보는 △트랜잭션 아이디(TXID) △거래내역의 지갑이 거래소 지갑인지 여부 △거래소 지갑일 경우 발급받은 API와 시크릿 키다.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해당 사과문 작성자가 2차 범행으로 거래소 계정까지 탈취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범죄수익 세탁을 위한 계좌 탈취의 목적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더리움을 모금한 계좌가 이미 공개돼 해당 계좌로는 탈취한 투자금의 현금화가 어려워지자 API 또는 시크릿키를 제공한 투자자의 계좌를 탈취, 이를 통해 현금화를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