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4개월 만에 최저
한국 OECD CLI 27개월 연속 하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하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CLI·Composite Leading Indicator)가 27개월 연속 하락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지수 수준은 7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6개월 이후 우리나라 경기를 예측하는 경제지표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향후 경기둔화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3일 OECD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의 CLI는 98.82로 전월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0년 1월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장 기록이다. 한국의 CLI는 2017년 5월 101.72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지속하고 있다. 지수 수준은 2012년 4월(98.78) 이후 7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OECD CLI는 각국의 제조업 경기전망지수와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차, 수출입 물가비율, 자본재 재고지수, 주가지수 등 6개 지표를 토대로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OECD CLI는 기준치인 100을 넘기면 경기 확장, 100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되는데 우리나라의 CLI는 지난해 8월부터 13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우리나라의 CLI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절대적인 CLI 수준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의 평균 CLI는 8월 99.06으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내렸다. OECD 회원국의 CLI는 2017년 12월(100.75)을 정점으로 20개월째 하락 중이며 100을 하회한 건 지난해 10월부터다.
지난 8월에는 CLI 구성항목 대부분이 부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 홍콩 시위 등 대내외 악재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면서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8월 수출은 전년 대비 13.6% 감소해 9개월째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반면 글로벌 교역의 위축을 유발한 무역분쟁의 당사자국인 중국의 CLI는 지난 3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8월 중국의 CLI는 98.99로 전월대비 18포인트나 올랐다. 주가지수는 하락했지만 수출주문이 반등하는 등 경기선행지수 구성항목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냈기 때문이 다.
미국의 CLI는 98.78로 전월대비 10포인트 내려 지난해 4월(100.70)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낙폭은 줄여가는 모습이다. CLI의 하락폭은 3월에는 14포인트, 4월에는 12포인트, 지난 5~7월엔 매달 11포인트 수준이었다. 주가와 제조업 지수가 부진했지만 내구재 주문, 건축허가 등 내수에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