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업계에도 볕들 날이 올 수 있을까? 다만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정부 기조가 여전한 상태여서, '눈치 싸움'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에 가상화폐 지갑(월렛)의 보안키를 관리하는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Samsung Knox)’를 지원해 개인키(Private Keys)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S10은 댑 마켓으로써의 역할도 한다. 현재 디앱은 ▲이더리움 기반 결제 서비스 '코인덕' ▲가상화폐 보상 제공 뷰티 SNS '코스미'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 ▲게임 관련 월렛 '엔진지갑' 등 4개다.
가장 먼저 블록체인 서비스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쉬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S10 홍보 자료에서도 한 문장 정도의 키스토어 언급만 있을 뿐이었다. S10을 전시하고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나 삼성전자 관계자들도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아울러 메인넷을 론칭하는 그라운드X와 브릴라이트가 공략하는 시장도 국내가 아닌 해외다.
이는 가상화폐를 배제하는 정부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선 ICO가 금지된 상태다. 신사업에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이 골자인 '규제 샌드박스'에도 가상화폐 해외 송금 서비스는 심사가 연기되며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해외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타사에서도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정부 기조가 유지되는 이상 국내에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디앱은 나오는데 우리 국민들만 이용하지 못하고 블록체인 갈라파고스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이유로 가상화폐를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지 정부가 명확히 밝혀야 업자들도 이를 감안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개발을 서두를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금기시 하는 정부의 기조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빈 교수는 "결국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 문제가 있는 가상화폐는 성장하지 못하거나 퇴출될 것이고, 유용한 가상화폐만이 시장에서 선별될 것"이라며 "정부는 가상화폐를 빌미로 투자금을 모아 사기 치는 행위를 엄격하게 감시하고, 사후 처벌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