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폭동 후폭풍에...공화 자금줄도 마른다

[워싱턴=AP/뉴시스]6일(현지시간) 미 의회 경비대가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하원 근처에서 총으로 제압하고 있다. 2021.01.07.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 대기업들이 지난해 11·3 미 대선 결과를 부정한 공화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정치 자금 후원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친(親) 트럼프 시위대의 미 의회 난입 폭동 사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사태가 공화당 의원들의 자금줄까지 마르게 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액시오스, CNN 등에 따르면 대선 결과를 부정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정치 자금 지원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일 의회의 선거인단 선거 개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승리 인증을 반대한 공화당 의원들이 주요 타깃이다.

아마존은 이날 대선 결과 인증에 반대한 의원들에 대해 향후 정치 자금 지원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대변인은 "아마존 팩(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고객 및 직원들이 관심에 따라 초당적으로 의원 후보들을 후원해 왔다"면서 "합법적인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려는 용납할 수 없는 시도가 있었던 만큼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는데 투표한 모든 의원들에 대한 기부를 유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AT&T 등의 기술기업들도 정치 후원금 지출을 중단 또는 보류하는데 가세했다.

구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주 발생한 대단히 곤란한 사건으로 인해 (정치 후원금)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재검토하는 기간 동안 모든 네트팩(NetPAC) 후원은 동결될 것"이라고 알렸다.

MS 측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사건들이 시사하는 바를 평가할 때까지 정치 기부를 중단할 것"이라면서 "이 결정은 지난 8일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AT&T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연방 팩 이사회가 선거인단 선거 인증에 반대하기로 한 의원들에 대해 기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신회사 컴캐스트는 "(의회의) 선거인단 선거 인증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모든 정치적 기부를 중지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의 정치 기부 정책과 관행을 재검토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후원은 "전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대형 은행들도 이 같은 기류에 합류했다.

JP모건 체이스는 6개월 동안 모든 정치 자금 기부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티그룹은 올해 1분기 모든 기부금을 일시 유예할 것이라면서 "법치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이들은 후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철저히 평가할 것"이라며 후원 대상자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선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선거 결과 인증에 반대한 사람들에 대한 기부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BP의 직원 팩도 향후 6개월 동안 모든 기부를 일시 중단하고 후원할 후보의 기준을 다시 평가하기로 했다.

블루크로스 블루실드는 "선거인단 선거 결과에 도전함으로써 우리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투표를 한 의원들에 대해 기부금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에어비앤비도 "대선 결과 인증에 반대한 의원들에 대한 기부를 유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화학 대기업 다우, 블랙록 등이 대선 결과를 부정한 의원들에 대한 후원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후원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