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 시장 커지는 데 한국은 뭐하나

전 세계적으로 게임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게임은 동반성장을 가능하게 할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상승세가 뜨겁다. 지난 11일 ‘모바일 인덱스(Mobile Index)’가 공개한 2018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앱 마켓 시장 매출 규모는 4조4527억 원이다. 이중 게임이 차지한 비중은 91%나 된다. 2017년 4조1671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6.85% 성장했다.

◇블록체인 게임…투명성 확보·아이템 사유화

게임 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 있다. 우선 투명성이 확보된다. 지금까지는 ‘아이템 뽑기’나 ‘아이템 강화’ 등의 콘텐츠에서 게임사가 임의로 확률을 조정하는 등의 문제가 잦았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도입되면서 임의로 확률 수정 등을 할 수 없게 됐다.

게임 속 자산의 사유화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이용자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돈을 내고 아이템이나 코스튬 등을 구매하지만, 서비스가 종료되면 이는 모두 사라진다. 게임 내 자산이 100% 회사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얹히면 게임 내 코인이나 아이템, 캐릭터 등을 토큰화해 사용자에게 나눠주는 기록이 남는다. 이용자는 이를 소유하고 관리·매매할 수 있다.

ERC-721 표준을 이용한 ‘크립토 키티’라는 게임이 보기다. 캐나다 게임회사 이옴젠이 2017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내놓은 첫 게임이다. 고양이를 웹에서 키워 교배하고 입양하는 내용이다.

블록체인에 토큰 형식으로 구현된 고양이는 자신의 계좌에 존재하므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모든 이용자는 각기 다른 가치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이외에도 게임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되므로 가치상승까지 꾀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 국내 이용은 불가

암호화폐 거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국내에서는 서비스 도입까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행법상 게임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거래하는 것은 도박 및 자금세탁방지, 외환 거래법 등에 위반된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국내에서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결합하면 청소년불가 판정을 내리고 있다”며 “블록체인이 코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당분간 국내에서 게임 시장 진출은 힘들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지난해 6월 국내 게임사인 플레로게임즈의 캐주얼 모바일 게임 ‘유나의 옷장’을 재등급 분류로 선정했다.

당시 게임위는 유나의 옷장이 암호화폐인 ‘픽시코인’을 추가했다며 청소년 이용불가 또는 등급 거부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 활성화를 위해 심의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이 때문에 플레로게임즈는 지난 19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게임을 내놓은 네오위즈플레이스튜디오와 한빛소프트의 홍콩 자회사인 브릴라이트도 국내 서비스를 미루기로 했다. 지난 17일 판교에서 열린 ‘신흥시장 오픈 포럼’에서도 국내는 제외됐다. 인도와 중동, 베트남, 러시아, 중국 등 외국 시장 진출에만 주목했다.

한국블록체인콘텐츠협회는 오는 30일과 31일 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2019 대한민국 블록체인 게임쇼’를 연다. 게임 플랫폼을 준비하는 회사들과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블록체인 게임의 구체적인 도입 방안 등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