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이 싸우길 원하면 중국은 싸울 것"…무역전쟁 확전 우려
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8.41포인트(0.37%) 내린 2만6485.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1.51포인트(0.73%) 떨어진 2932.0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07.05포인트(1.32%) 급락하며 8004.07에 마감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이번주(7월29일∼8월2) 각각 3.1%, 3.9%씩 떨어지며 올들어 최악의 한주를 기록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9월1일부터 약 3000억달러 규모의 나머지 중국산 상품에 10%의 '소규모'(small) 추가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지 한달여 만이다. 이 추가관세가 발동되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사실상 모든 중국산 상품에 추가관세가 붙게 된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총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 미국은 나머지 3250억달러(약 390조원) 어치 중국산 상품에도 최대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규모'란 표현을 쓴 것은 이후 추가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은 즉각 항전 의지를 밝히며 무역전쟁 확전의 우려를 높였다. 장쥔 신임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대화를 할 것이고, 그들이 싸우고 싶다면 싸울 것이라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이어 "우리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책을 반드시 강구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반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올바른 방법을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미국이 올바른 길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을 원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마크 해펠레 UBS글로벌자산운용 수석투자책임자는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는 기업들의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만약 기업들이 고용을 줄인다면 경기침체의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10%의 대중국 추가관세가 25%로 인상된 뒤 4~6개월 가량 유지될 경우 9개월 이내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일자리 증가세 둔화
그러나 무역전쟁 심화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내 두번째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90%로 높아졌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의 신규 고용 증가세 둔화도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6만4000건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6만5000건을 소폭 밑도는 수치다.
최근 3개월 평균 취업자는 1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만7000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WSJ는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 예고로 인해 앞으로 고용시장 둔화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7월 실업률은 3.7%로 전월과 같았다.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유럽증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도발 소식에 폭락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날보다 9.53포인트(2.46%) 떨어진 378.15에 장을 마쳤다. 7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독일 DAX 지수는 380.71(3.11%) 내린 1만1872.44, 프랑스 CAC40 지수는 198.41포인트(3.57%) 급락한 5359.00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 역시 177.81포인트(2.34%) 떨어진 7407.06에 마감했다.
전날 폭락했던 국제유가는 이날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71달러(3.2%) 오른 55.6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24분 현재 배럴당 79센트(1.3%) 상승한 61.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4시2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7% 내린 98.10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뛰었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1.46% 오른 온스당 1453.40달러에 거래 중이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