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봐도 시간 아깝지 않는 내용입니다 읽어보세요
과거) 선물옵션고수 '절제신공'의 실패담 내용
하루종일 비가 왔다가 그쳤다를 반복합니다.
올여름은 맑은 하늘을 구경한날이 며칠되지않은것 같네요.
힘들고 어려운시기에 날씨마저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드는것같습니다.
밤이 깊었지만 잠이 오질 않네요.
곁에서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는데 바라보는 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정확하게 기억을할순 없지만 둘째를 가졌을때부터 주식을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14~15년쯤된것같습니다.
지나고나서 뒤돌아보니 시간이라는게 참으로 빨리도 지나가버렸군요.
가장 활기차게 일해야할 30대의 젊은 청춘은 골방에 쳐박힌채로 삶과 죽음의 길을 넘나들면서 폐인과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주식을 아는순간부터 제 인생은 생각지도 않았던 전혀다른길로 접어들었고 굴곡이 심해졌으며 이전까지 겪어보지못했던 고통들을 겪게되었습니다.
내리막이있으면 오르막이있다는 인생선배들의 말이 맞는것이었을까요?
막다른 곳까지 몰린 인생의 끝자락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않고 열심히 노력했던 결실이 보이는듯했습니다.
주식을 시작한지 10년이 다되어가던 어느순간 계좌는 불어나기시작했고 자신감도 많이 붙게되더군요.
생활이 안정되자 기나긴 세월동안 어둠만이 가득했던 가정에도 웃음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실전대회참가해서 우승까지하게되니 나름 유명세도 탔습니다.
우승의 효과는 상당해서 책을써라 애널을하라 증권방송에 출연해라 사설펀드까지...각종 유혹도 많았습니다.
어떤것을해도 욕을 먹게된다고 핑계를댔지만 사실은 자신이 없어서 거절했습니다.
그것은 주식과는 또다른 세계라는것을 알고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잘나가던때를 되돌아보면 테마주들이 하늘높은줄모르고 날아가던 그시절에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점을 부인할수가 없습니다.
주식투자를하다보면 자신있는 분야가 있는데 중소형 테마주매매에 치중했던 저의 매매와 잘 맞아떨어졌던거지요.
어느날인가 우연치않게 선물옵션하던 지인중에 상당한 고수를 알게되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에 바라만보던 선물옵션에 매력을 느끼고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던 그시점에 선물옵션에 손을대게되었습니다.
선물옵션은 현물과는 또다른 세계였고 선물이 상하한가를 오가던 그때에 몰빵배팅하는 습관을가진 저는 얼마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가진것을 모두날리고 빚더미위에 앉게되었습니다.
실전대회 일등의 효과는커서 10만원만 빌리려고해도 외면하던 지인들이 억단위 거금을 선뜻 내어주더군요.
덕분에 빚까지 지게되고 선물옵션으로 잃은 금액이 덩치가 훨씬 커져버렸습니다.
오랜세월을 피눈물을 흘리면서 힘들게 일어섰다가 단기간에 모든것을 잃게되자 그 좌절감은 배가되어서 다가오더군요.
마약보다도 강한 중독성을가진 주식투자는 시작하는것은 쉬워도 빠져나오는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선물옵션판은 더욱 그렇더군요.
완전한 파산에 이르자 지인에게 현물만 하겠다는 약속을하고 빌린돈으로 겨우 선물옵션판을 빠져나와 주식투자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지수가 바닥을 탈출하면서 대세상승기로 접어들었고 쉬지않고 상승을해주었기에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수 있었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고 생활이 안정권에 접어들던즈음...
지난 7월달....
지수의 상투를 예감하고 잠깐동안만 선물옵션을 다시해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선물옵션판은 지수의 방향을 안다고해서 그것이 수익으로 연결되는것이 아니더군요.
특히나 저처럼 몰빵스타일의 단타에 길들여져있는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지수의 등락이 강한경우 단한번의 판단미스가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지더군요.
강한 충격파를 얻어맞게되면 냉정을 잃게되고 심리가 엉망이되어서 머리와 손이 따로놀게됩니다.
늦은 새벽시간까지 야간시장과 미국시장을 바라보는일이 잦아지고 잠자는시간외는 컴퓨터앞에서 떨어질줄 모릅니다.
오랜시간동안 힘들게 복구해오던 계좌가 텅텅비게되는데는 찰라의 기간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짧은기간의 강한 충격은 공포가아닌 허탈함과 공허함으로 다가오더군요.
이것을 패닉상태라고 부르나 봅니다.
그리고....
창밖으로보이는 어둠만큼이나 저의 마음도 빛을 잃었습니다.
지인들과의 연락도 두절하고 잠수모드....
아내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표정만보고 요즘 상황이 좀 안좋은가보다 정도로만 짐작하는 눈치입니다.
새벽2시를 넘어가는 이시각....예쁘게만보이던 곤히 잠든 아이들이 측은하게보여지는것은 저의 마음상태가 달라져서이겠지요.
지수가 대세상승을 시작하던 지난때와는달리 지금은 최악의 상황인데 이 난관을 어찌 헤쳐나가야할지 그저 막막하기만합니다.
10년뒤의 내모습은 어떤모습이 되어있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절제신공"님의 글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