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각 나라에 흩어진 은행과 결제사업자 등을 하나의 결제·송금 망에 묶고 실시간으로 정산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계와 산업계의 융합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블록체인 컨소시엄 ‘하이퍼레저’와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에 가입했다고 22일 밝혔다. 2016년 4월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에 가입한 KEB하나은행은 이로써 글로벌 ‘빅3 컨소시엄’에 모두 발을 담그게 됐다.
하이퍼레저 컨소시엄은 2016년 2월, EEA는 2017년 2월 설립됐다. 리눅스 재단과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재단이 각각 운영 중이다. 컨소시엄 참여업체 수는 200여곳으로 인텔, 딜로이트, IBM, 오라클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JP모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중국초상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SDS, LG CNS 등이 이름을 올렸다.
KEB하나은행은 컨소시엄 가입을 통해 올해 초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GLN은 각국 은행과 결제사업자, 유통업자가 제휴해 자유롭게 자금을 결제하고 돈을 보낼 수 있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다. 결제·송금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 GLN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동일한 ‘분산원장’을 공유하면서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저장한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하이퍼레저, EEA 구성원들과 함께 표준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GLN 확장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의 다른 은행들도 블록체인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이자율 스왑 거래(IRS)’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하는 ‘기부금 관리통장’을 개발해 특허 출원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약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계약이 성립되는 스마트 계약 등 다양한 금융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