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진=AFP
미국 상원선거 결과가 내년 1월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석 2석이 걸린 조지아주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내년 1월 결선투표가 예상돼서다. 만일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의석 2석을 모두 차지한다면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싹쓸이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3일 대선과 총선을 같이 치렀다. 총선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가운데 약 3분의 1인 35석을 놓고 투표가 진행됐다.
백악관과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해보인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7일(현지시간) 선거인단 279명을 확보해 승리를 확정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216석을 확보한 상태다. 공화당은 196석을 차지했다. 23석은 개표 중인데 민주당은 과반(218석)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한국시간 9일 오전 11시50분 미국 상하원 의석 확보 현황. 위가 상원, 아래가 하원./사진=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상원에서는 35석 가운데 공화당이 18석을, 민주당이 13석을 가져갔다. 전체로 보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48석씩 나눠가졌다. 공화당은 나머지 4석 중 알래스카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석을 추가해 절반인 50석 확보가 유력해 보인다.
관건은 조지아주다. 98% 개표가 마무리됐지만 상원 2석 모두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내년 1월 5일에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다시 치러야 한다.
만일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가져가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50석씩 나눠갖게 되므로, 상원의장 역할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캐스팅보트를 쥐어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게 된다.
'블루웨이브'를 실현하느냐 저지하느냐가 조지아 상원투표에 달려있는 만큼 양당 모두 결선투표 승리를 위해 광고에서 선거운동 인력까지 남은 화력을 다 쏟아부을 태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경선에도 출마했던 기업인 앤드류 양은 지난 7일 민주당 캠페인을 돕기 위해 조지아로 거처를 옮긴다면서, "이것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매코널을 몰아내고 바이든과 해리스가 앞으로 4년 동안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고 밝혔다.
공화당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더그 헤예 공화당 선거 전략가는 "공화당은 늘 결선에서 승리한다"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을 것이고 엄청난 돈이 뿌려질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 텃밭은 결국 공화당 후보를 밀어주게 돼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조지아를 놓칠 경우 국정운영 주도권을 민주당에 완전히 빼앗긴다.
조지아는 당초 공화당 텃밭으로 간주됐으나 최근엔 경합주로 분류된다. 유색인종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흑인 여성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민주당 전 후보가 지지기반을 만들어놓은 덕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98% 개표가 완료된 현재 바이든이 트럼프를 1만표 차이로 앞서고 있다.
꺼지지 않은 블루웨이브 불씨가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바이든 승리와 공화당의 상원 장악을 예상, 대규모 증세와 규제 강화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안도감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