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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11월03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016년 대선 구호는 '월가를 건설하라'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 안에 들어가 있던 신흥 시장을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을 둘러보면 놀라운 점이 발견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과장됐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과 저금리 그리고 온라인 붐은 월가를 지난 4년 동안의 승자로 만들었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에릭 닐센 유니크레딧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P500지수가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65%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었는지를 강조한다. 이 기간 동안 유럽 스톡스600지수의 수익은 14%에 불과했다.
올해 판데믹 영향에 힘입어 기술기업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더 강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페이스북 (NASDAQ:FB), 아마존, 애플 (NASDAQ:AAPL), 넷플릭스 그리고 구글 이른바 'FAANGs"의 285% 급등에 힘입어 110%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세계 증시 가치를 15조 달러 끌어올렸다.
한스 피터슨 SEB 투자 담당자는 월가의 실적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감세정책과 함께 저금리 그리고 순익 성장을 이끈 사업 모델 등이 증시 강세를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정책과 관계없이 강세를 보인 또 하나의 시장도 있었다.
MSCI 중국 주가지수는 월가와 마찬가지로 65% 상승했다. 중국의 부양책이 미국의 적대적 관세 영향을 상쇄했고 중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약진한 덕분이다.
위안화 가치는 2016년 11월 보다 약간 상승했고 중국 국채시장은 성장해 글로벌 국채 지수(WGBI)에 편입됐다.
다른 신흥 시장은 험난한 길을 걸었다.
멕시코 페소 가치는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근 8% 하락했고 현재 13% 가까이 하락한 상태이다. 그러나 페소는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건설과 NAFTA 협정 개정에도 불구하고 15% 오른 바 있다.
터키는 러시아산 방어 미사일 수입 이후 제재에 봉착했고 리라 가치는 60% 이상 하락했다.
반면 러시아의 루블은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표면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러시아 증시는 달러 가치로 환산 시 2016년과 비슷한 규모이고 멕시코와 터키 증시는 각각 35%, 55% 하락했다.
달러표시 러시아 채권의 수익률은 지난 4년 간 33%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인 근 20% 보다 더 높은 것이다.
멕시코 페소는 바이든 후보 당선 시 국경 장벽과 같은 문제에 다시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 최근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매닉 나레인 UBS EM 전략가는 "이번 미국 대선이 모든 신흥 시장에 같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