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코스피 전망 ②)-개인 투자자는 내년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될까 * (2021 코스피 전망 ③)-미-중 갈등, MSCI 지수 조정, 국내 대선 재료 영향력은 서울, 12월23일 (로이터) 이지훈 기자 -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한해를 마감하는 서울 주식시장 코스피가 경제 정상화에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리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연초 대비 30% 넘게 급락한 이후로 저점 대비 90%나 반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역대급 강세장을 선보였다.
특히 11월부터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 해소에 코스피가 급등했고, 시장 분석가들은 내년 코스피가 추가 상승해 상징적인 3000포인트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는 1980년 초 100포인트로 출발해 9년 4개월 만에 장중 처음 1000포인트를 돌파했고, 2007년 7월 2000포인트를 돌파하기까지는 그로부터 8년 4개월이 걸렸다. 내년 초 3000포인트를 넘어선다면 1000포인트 추가하는 데 13년 반이 걸리는 셈이다.
22일 마감 기준으로 코스피는 3000포인트까지 10%를 남겨두고 있고, 증권사 전망치 가운데 높은 편에 속하는 3200포인트까지는 17%를 남겨두고 있다.
◆ 세계 경제 정상화
영국과 미국을 선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데 따른 세계 경제 정상화 기대는 코스피가 내년에도 상승 동력을 이어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내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가 각각 5%, 3% 내외 반등하면서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경제 전망의 상향 조정 가능성에 주목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활동 재개와 정책 효과로 인한 빠른 회복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률 전망의 상향 조정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 상향 조정 사이클이 지속되고,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률 및 (기업) 이익 전망치와 주가의 변곡점에서 시차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될 경우에는 증시가 상승 추세를 견고히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흥국증권도 보고서에서 "연도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침체기에 전망치를 더 크게 하회하고, 회복기는 더 크게 상회하는 경향이 있어 내년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 검토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저금리 기조 그대로
20세기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충격에도 코스피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인 풍부한 유동성도 내년까지는 축소되지 않고 유지되면서 주가 및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내년 경기 반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 세계 통화 당국이 당장 내년 중 유동성 회수에 나서거나 그럴 방침을 결정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평균물가목표제를 지난 9월 도입하고, 12월에는 내년에도 자산 매입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융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 등의 카드도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00년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및 인하 유지 기간은 50-60개월 내외라면서 "과거 통화정책 패턴을 보면 이번 금리 인하기는 최장 202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예상했다.
◆ 코로나19 수혜는 오히려 한계
다만, 올해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 대응에 선방했고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입은 만큼 오히려 경제 및 기업 실적의 기저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아 내년 코스피 상승 동력을 제약하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코스피는 '언택트'와 바이오 등 코로나19 수혜 종목이 부각된 가운데 연간 25% 내외 상승하면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17% 내외)는 물론, 대만 가권지수(18% 내외)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보고서에서 "언택트 비중이 급증한 영향에 현재 국내 증시에서 컨택트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6.5%에 불과하다"면서 "관련 업종의 상승 폭이 커도 향후 지수 상승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한국 수출 개선세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해외에서는 예상보다 그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관련 일회성 수요가 소멸되고, 백신 상용화 이후 서비스업 소비 증가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외 수요는 글로벌 수요 대비 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보고서에서 "올해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한 미국의 중국 제재, 재택근무 수요 급증 등이 내년에도 동력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작다"면서 "전 세계 전기?전자 수요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개인 투자자들의 행보
또한, 기업 실적 개선 폭과 주가 상승률이 둔화돼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짧은 투자 호흡과 강한 군중심리를 고려할 때 코스피는 내년 중 오히려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50조원 가까이 순매수했고, 예탁금도 65조원까지 증가하면서 각각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이 지난 10년 40%대 후반에서 올해 60%대 후반까지 급격히 증가하는 등 "증시 장악력이 과거에 비해 거세졌다"고 보고서에서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주식시장 상승 탄력이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익 실현 욕구에 기인한 개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 우려는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얼마나 매수로 하단을 받쳐줄지가 내년에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