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인한 대량 실업을 경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자동화에 따른 실업 사태에 M&A 바람이 고용시장에 또 다른 악재가 되리라는 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존 월드론 골드만삭스 사장은 16일(현지시간)에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상대적으로 튼튼한 대기업들이 인수자가 돼 동종업계나 다른 산업에서 체질이 허약해진 기업들을 흡수하는 식의 대형 M&A 물결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은 대량 실업이라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자동화로 많은 이들이 실직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M&A 물결로 더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월드론 사장은 "우리 고객들은 더 공격적으로 M&A 거래에 나서고 싶어 한다"면서 "이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사회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충격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건 코로나19 직격탄에서 다소 비껴난 대기업들이다. 어느 때보다 값싸게 M&A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월드론 사장은 "시장이 대기업에 M&A를 추진할 수 있는 허가증을 부여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역시 코로나19 혼란 속 주요 수혜주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주식과 채권 트레이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기업 고객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급증한 덕에 골드만삭스의 3분기(7~9월) 순익은 36억2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